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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산~계관산

솟을산2 2008. 9. 10. 18:03

 

 

산행개요
산행일: 2008.9.7 일요일
산행지: 삼악산과 계관산
산행자: 홀로
날씨: 흐림과 맑음
기온: 무더움
이동방법: 청량리역-강촌역(07:05출발)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15km
산행시간:9시간(휴식시간,알바 시간 포함)
산행코스: 강촌역- 등선봉 - 석파령 - 작은촛대봉 - 계관산 - 싸리재
개념도

 

이른 아침 청량리역사엔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다.
표를 끊고 열차에 올라 지정된 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며
오늘 산행에 대한 호기심으로 막연한 상념에 잠긴다.
목적지인 강촌역까지는 1시간 40분 소요되는데 잠깐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경강역을 지나고 있었다.
도착한 강촌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것은 없고
다만 무인 승차권 회수통만이 근무자를 대신하고 있다.
강촌교 위를 걸으면서 북한강의 유장함에 잠시 넋을 빼앗기고,
46번 경춘국도가 지나가는 도로상의 육교를 건너 산행들머리를 발견,
생각할 것 없이 습관대로 된비알길을 치고 오른다.

 


강촌역

 


강촌교를 건너서


들머리인 육교


선행자의 무명봉(409m)까지 50분 예상을 약 10분 정도 앞당겨 도착하고,
이어서 삼악좌봉까지도 10분 정도 당겨 지나치는데,
뒤돌아보는 광경은 이 순간 가장 멋진 장관임을 토설한다.
강변에서 올라오는 물안개가 마치 천상(天上)의 영역처럼 엄청난 풍광으로 비춰질땐
그 누군가를 증인으로 내세우고 싶을 뿐이다.
안개속으로 간간이 보이는 검푸른 산봉우리와 고요히 흐르는 구름사이로
언뜻 비추는 강촌의 마을은  어눌(語訥)하게 할 정도로 벌린 입을 닫지 못하게 한다.
여기서 약간의 시간을 할애한 후 아쉽게도 빼어난 경관을 뒤로한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지척의  등선봉으로 향한다.

 


단애

 


조망

 


무명봉과 검봉산 방향

 

오르 내리막길을 거쳐 도착한 등선봉은 정상비도 있고, 조망도 좋다.
쉴 틈 없이 616봉을 내처 지나치면서 보이는 삼악산(용화봉)의 풍광에 또 한번 아! 소리나오고,
잠시 내려갔다 올라서면 546m의 청운봉에 도착되는데 주변에 돌로 성을 쌓은 산성의 모습이다.
여기서 삼악산 정상은 생략하고, 계관산을 목표로 석파령으로 향한다.
초반 등선봉 주변의 암봉과는 사뭇 다르게 청운봉에서 석파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숲으로 둘러 쌓인 전형적인 육산(陸山)으로,
설치된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서 간간이 서쪽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북한강을 끼고 도는 물줄기와
주변의 굴봉산과 월두봉 저멀리 보납산까지 고맙게도 볼 수가 있다.

첫번째 마주치는 임도가 석파령인 듯 이곳 이정목에는 계관산까지 6.6km를 표시하고 있다.
약 3시간 소요될 것으로 추측된다.
계속 북동쪽으로 무위자연의 맛을 흠씬 느끼면서 2번째 임도를 만난다.
여기에서 2.2km 남았다는 이정목을 뒤로 하면서 방화선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는데
오후 1시 45분을 가리키니 산행 시작 후 5시간 걸렸다.

 


등선봉(632m)

 


가운데 삼악산 갈림봉

 


석파령

 

삼악산


방화선을 따라 산행하면서 과거 풀독이 올라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 가운데
유비무환으로 미리 준비한 토씨를 착용한다.
높은 기온에 가슴위로 자란 잡풀을 헤치고 나가기는 쉽지 않건만,
등로는 앞이 아닌 발 밑쪽을 살펴보면 쉽게 뚤려 있음을 확인 할 수가 있다.
그렇게 방화선따라 가다 뒤돌아 보는 또 하나의 멋진 광경이
지친 발걸음에 활력소를 넣어 준다.
삼악좌봉에서 삼악산까지 일렬로 이어지는 능선 줄기는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계속되는 오름길을 준비한 얼음물로 간간이 갈증을 해소하며서
마침내 작은촛대봉에 도착. 삼각점을 확인한다.
작은 촛대봉에 설치된 이정목이 서쪽으로 달개지를 가리키고 있는데,
한겨울 동장군(冬將軍)의 위세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성 싶다. 
오후 3시에 도착한 계관산 정상엔 정상비가 묵묵히 자리하고 있으며,
넓어 보였던 정상부위가 무성한 풀 때문인지 왠지 좁아 보인다.
춘천시와 근처의 북배산이 자연스레 눈속으로 들어온다.

 


작은촛대봉의 이정표

 

작은촛대봉 


 삼악산 조망


계관산(720m)

 

허기진 배를 위해 베낭을 풀고 늦은 취식을 한다.
여름에는 물에 말아먹는 밥이 제일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 일련의 산님들이 올라오는데
성남의 여명(黎明)산악회원들이 몽덕산에서 계관산까지
6시간 걸려 도착하는데 나의 산행시간과 엇비슷하다.
이 여름에 방화선길을 - 상당한 속보로 산행했음을 감지 할 수 있는데
여성분들도 속속 도착하니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분들임을 알 수가 있다.
산악회원들과 몇 마디 나누고 먼저 자리를 뜬다.
쉽게 하산할려면 북쪽 싸리재에서 골짜기따라 내려 갈 수도 있으나,
원래 계획대로 서쪽 능선으로 길게 나간 후 임도따라 하산키로 한다.


중간에 너래기골 방향으로 잠시 알바하기도 하면서 한참만에 임도를 다 내려왔을땐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발의 고생이 심했다.
다리밑의 개울터에서 세안과 휴식을 하고,
목동터미널로 가기 위해 성황당 버스정류소로 나가는데
마침 노가(路家)가 있어 뜰 한켠에 자리한  지하수로 갈증 해소와 식수를 보충한다.
이어 갤로퍼가 지나가기에 손을 들어 히치하여 쉽게 목동까지 올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가평에 사시는 건축일을 하신다는 그 분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산행 계획을 세웠다면 일단 떠나보자. 여러 핑계나 구실은 뒤로 접어 두고서 말이다.
모든것이 그렇듯 시작이 어렵지 그 다음은 실타래 풀리듯 하지 않겠는가?


하산

 

평목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