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흘산
산행개요
산행일 : 2008.10.19 일요일
산행지 : 문경의 주흘산
산행자 : 밀레, 산중약자, 솟을산
산행거리 : 도상거리약 12km, 새재길 3.5km (조곡관~주흘관~주차장)
산행시간 : 약 6시간 45분 (휴식시간 포함) 새재길 :약1시간 15분, 총8시간
날씨 :흐림
기온 : 더움
산행코스 : 문경새재 주차장- 관광호텔 뒤 지능선-관봉(꼬깔봉)-주흘산 주봉-주흘산 영봉(1106m)-부봉(1-5봉)-5봉과 6봉사이 안부
-제2조령관(조곡관)-제1조령관(주흘관)- 공영주차장
개념도
이른 아침 경북 문경에 위치한 주흘산(主屹山)으로 떠난다.
청담대교를 건너 계속되는 3번 국도를 타고
간혹 나타나는 짙은 안개속을 뚫고 막힘없이 내려간다.
2시간 30분만에 도착한 새재입구에서 약 2km더 들어가면
공용주차장에(주차료 2000원 선불) 도착하는데 주변은 벌써부터 술렁거린다.
맞은편 문경관광호텔 뒤로 가야할 지능선이 만만치 않다.
산행들머리는 호텔 뒤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초반부터 꽤 된비알 길이다.
오를수록 온몸이 열기로 후끈거린다.
산중약자님도 산행시작 한지 채 30분도 안되 한 꺼풀 벗어 넣고,
런닝인지 T샤츠인지 알쏭한 차림으로 오르고,
밀레님은 묵직한 디카를 손목에 휘어잡고 잘도 따라 간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열심히 쫓아가지만
간 만큼 더 도망가 있으니, 아예 신경을 꺼버린다.
오늘따라 베낭의 무게에 하중을 많이 받는다.
자연
밀레님과 산중약자님
높아지는 기온과 바람한 점 없은 날씨속이지만 오를수록
단풍의 색채가 짙어짐은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드는 자연의 약속인 것이다.
그렇게 나름대로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1시간 45분만에 도착한 관봉에서의 조망은
천상천하에 오직 나만이 존재하는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자그마한 정상빗돌과 정상 아래 쪽 절개면은 직벽도 모자라
안쪽으로 더 깎여 들어간 모양인데 측면에서 보면 꼬깔형상이다.
아래쪽 문경시의 모습은 박무(薄霧)로 희미하지만 주변의 산들로 둘러쌓여 요새(要塞)같다.
터지는 조망에 넋을 놓고 있는데 일행의 출발에 아쉬움을 남기고 따라 간다.
계속해서 관봉에서 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낙엽과 야초(野草)들이 깔려있어 그 푹신함에 내딛는 발걸음이 한 결 편안하다.
눈에 띄는 천혜( 天惠)의 암봉과 적당한 공간을 두고
뿌리내린 오색찬란한 수목들은 이 가을에 놓치고 싶지 않은 정경(情景)들이다.
관봉
관봉에서 조망
주흘산 관봉(1041m)
관봉에서 40분만에 도착한 주흘산 주봉(1075m)은 달리 오른
많은 산객들이 기념촬영과 조망에 분주하다.
관봉의 정상석과 닮은 조그만 주봉 정상의 빗돌엔
한문으로 표시된 주흘산(主屹山)의 음각(陰刻)이 뚜렷하다.
사방으로 터지는 조망을 쉴 새 없이 관망하고,
점심 식사를 위해 주변 적당한 곳으로 이동한다.
자리잡은 숲 속 한켠에서 먹는 점심은 두말 없이 꿀맛이다.
식사 끝 무렵, 일련의 단체 산객들이 비집고 우리들 곁으로 들어온다.
얼른 방을 빼주어야 하기에 서둘러 정리하고 자리를 뜬다.
상당히 미안해 하지만, 흔히 있는 일이니 별반 내색하지 않는다.
식사도 했으니 원기 보충되었고,
따라서 속도도 붙어 쉽게 주흘산 영봉(1106m)에 도착한다.
역시 조막만한 귀여운 빗돌이 주봉쪽과는 다르게 아무도 없이 쓸쓸히 자리하고 있다.
주변 경관은 잡목으로 둘러 쌓여 답답하다.
나무가지 사이로 지나온 주흘산 주봉이 어떤 모습인가 눈으로 담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부봉을 향해 출발한다.
주봉
여궁폭포에서 올라오는 님
관봉
주흘산 주봉(1075m)
주흘산 영봉(1106m)
팔영리
진행중에 만나는 조망처에서 월악산이 정면으로 나타나는데,
암봉의 모습이 멀리서도 쉽게 구별이 간다.
다시 40분정도 걸려 959봉인 대간 갈림봉에 도착하는데
이정표가 쉽게 방향을 알려준다.
959봉을 뒤로 하면서 나가는데 어느 등산객의 부르짖는 객기(客氣)소리에 놀란다.
고함으로 일행을 부르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내지르는 괴성은 듣기에도 짜증스럽다.
그러한 가운데 좀 부지런히 걸어서 조령산도 욕심내 보지만,
야간에 걸릴것 같아 단념하고, 대신 여유로운 진행으로 바꾼다.
이번엔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있는
U자 모양의 대간길 안부에 도착하는데, 쉬어가기도 좋고,
또 표시기도 많아 막연하지만, 선답자들의 정취를 애써 느껴본다.
안부에서 밧줄에 의지하여 가파르게 오르면 부봉(917m)에 닿는데,
넓은 공터로 지나온 주흘산이 한 눈에 잡힌다.
역시 주위에는 많은 산님들이 추색(秋色)을 느끼기 위해 바지런히 올라 왔을 것이다.
이어서 별 뚜렷함이 없는 2봉을 지나는 중 미륵바위를 만나고,
드디어 거대한 바위면으로 된 3봉에 도착 ,
보이는 것마다 별천지이니 시선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할 수가 없다.
북쪽 방향으로 백두대간길과 월악산의 자태가 또 한번 그림같이 다가오고,
남으로는 능선과 계곡마다 가을속의 원색으로 장관을 일궈낸다.
세상의 진정한 미(美)는 아마 이런 대자연속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을 가만히 안 두는게 인간의 습성인데 오히려 그 비경의 장엄함에 고개 숙여진다.
산중약자님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지만 산천의구(山川依舊)함에는 동감했을 것이다.
상초리 방향
바위 우회길
주흘산 부봉(935m)
미륵바위
3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자연속에서 느끼는 청정공기를 원 없이 대한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억세지만 정감스러운 경상도 특유의 방언속에서도
감탄과 탄복이 연발되니 명산(名山)과 동시에 문경의 진산(鎭山)임이 확실하다.
3봉에서 이어지는 4봉은 유일하게 출입금지 구역이다. 4봉을 우회하여 5봉에 이르면,
멀리서 봐 왔던 사자바위가 양(羊) 모양같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들의 눈에 마술도 부려 놓는다.
이어서 5봉에서 건너편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6봉을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6봉 못미쳐 잘룩한 지점에서 왼쪽으로 한참(약40분) 내려가면
조령제2관문인 조곡관(鳥谷關)에 도착된다.
조곡관에서 주흘관(조령 제1관문)까지는 약3km 새재길을 걷게 되는데,
옛 선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잠깐씩 구경하면서 내려오니 약 1시간 걸렸다.
주흘관을 거쳐 각종 행사와 기념, 특산물을 판매하는 거리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 원점회귀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주흘산 산행은 결코 심심치 않은 능선길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오르내림속에서 사방으로 터지는 전망이 매력적이다.
그러니 영봉과 주봉의 양 끝에 버티고 있는 부봉과 관봉을 꼭 연계해서 산행하기를 권한다.
3봉
조곡관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