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과 아미산
산행개요
산행일 : 2008.11.23 일요일
산행지 : 홍천의 응봉산과 아미산
산행자 : 산중약자, 솟을산
날씨 : 흐림
기온 : 적당함
산행거리 : 도상거리 약 17.5km
산행시간 : 약9시간(휴식시간 포함)
이동코스 : 홍천(6,44)-철정4거리(44)-행치령(451)
산행코스 : 행치령 아래 홍천샘물 입간판-응봉산(1103m)-아미산(961m)-고양산(675m)-풍암교
구간별 소요시간
1.들머리-응봉산(2시간 10분)
2.응봉산-아미산(4시간20분-식사시간 포함)
3.아미산-풍암교(2시간30분) 총9시간
개념도
홍천군 상남면에서 서석면 방향으로 행치령을 넘어 조금 내려오면
홍천 샘물 입간판 있는 곳에 닿는데 이곳 뒤쪽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흐린날씨지만 기온이 높아지면서 조망도 트일 것이란 기대감으로
평이한 숲길을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오른다.
좌측 마을쪽 사면은 완만한데 반해,
우측 도로쪽은 급경사로 매우 험난함를 느낀다.
883.9봉에서 동쪽으로 꺽이면서 산행 시작 후 2시간만에 응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비 대신에 코팅한 종이가 나무에 초라하게 매달려 있다.
조망은 양호한 편이나 흐린날씨로 근처 산들만이 보일 정도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곳에서 이른 점심을 하고, 잠시 휴식을 겸하는데,
30분이 쉬이 지나간다.
가야할 거리와 시간을 헤아려 분주히 가기 위해 속도를 내 본다.
몇개의 봉우리를 거쳐 도착한 각근치 삼거리에서
영춘지맥과 분리되면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달리하여 아미산으로 향한다.
그런데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에 비해, 진척이 더디니,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거의 인적 조차 없는 날등의 등로에다,길을 가로막는 잡목의 후려침,
낙엽과 눈의 합작품인 미끄러운 비탈길 등등은 충분한 사유가 되고도 남는다.
산중약자님은 전날 과음한 탓도 있지만,
오지산행중 이렇게 유난히 힘겨운 산행은 처음이라며,
손사레와 넋두리를 겸한다.
그런데 또 한가지 더욱 의기소침(意氣銷沈)하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보이는 1009.2봉을 아미산으로 착각한 것이다.
고도가 아미산이 낮으니 자연 뒤쪽에 숨어 있을 줄이야!
한참을 힘겹게 올라선 1009.2봉 뒤로 아미산의 모습이 우뚝하고,
그 능선이 고양산쪽으로 굴곡을 이룬다.
예상보다 1시간 30분 정도 착오가 생겼으니,
앞으로의 산행은 시험대에 올려진다.
행치령
444번 지방도
응봉산 방향
응봉산(1103m)
산행중엔 말이 필요치 않다.
만약 필요하다면 그것은 산에 대한 얘기일 것이다.
앞서가는 님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을까? 궁금도 하지만,
결국은 자연을 벗삼아 묵묵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질 것이다.
어떨땐 문득, 산행했던 추억이 기억속으로 찾아오는데,
사람의 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해도,
아련히 떠오르는 장면들은 상념(想念)에 잠기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몸은 기계와 같아서, 안쓰면 녹슬고, 쓸수록 단련되지만,
너무 쓰면 고장이 나기 마련이라, 결국 정도(程度)를 넘었는지,
무릎 통증과 어깨 결림이 지친 발걸음에 덤터기를 씌운다.
1009.2봉에서 아미산까지 계속 까다롭고도 험난한 구간이 이어지는데,
오직 가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전력을 다한다.
북쪽 사면은 얇게 덮인 눈으로 쌓였고,
남쪽 사면은 따스한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남아 있음을 위로로 삼는다.
드디어 도착한 아미산 정상에는 정상비가 설치되 있고, 조망은 일부분만이 가능하다.
가까운 운무산이 옛 산행을 회고 시킨다.
관목지대
아미산(961m)
아미산에서 가장 빠른 등로로 하산한다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 끝까지 완주하기로 한다.
밧줄구간의 암봉을 넘어, 절벽구간을 우회하고, 부드러운 능선으로 바뀌면서,
마지막 피치(pitch)를 내 보지만, 결국은 희미해지더니 10분 사이로 어둠이 내린다.
도착한 고양산에는 이정표에 정상임을 표시하고 있다.
이미 칠흑(漆黑)같은 어둠속에서 해드렌턴에 의지하여
왼편 풍암리쪽 능선으로 하산 오늘 산행을 마친다.
어쩜 산행내내 살아 움직이는 짐승 중 식사때
마주 친 나무위의 이름모를 새 한마리가 전부이고, 사람 한 명 구경 못한다.
마을로 내려와 결국 히치는 못하고, 주변 식당에서 산중약자님이
손님 중 한 분께 부탁하여 20,000원에 원점 회귀한다.
풍암리
고양산(675m)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