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산~질운산(정선, 영월)
산행개요
산행일: 2015.10.11 일요일
산행지: 예미산~질운산(영월,정선)
산행자: 홀로
날씨: 흐림, 비
기온: 영상
이동경로: 청량리역 - 예미역
산행코스: 예미역 - 고냉지 채소밭 - 예미산 - 뱃재 - △922.2- 새비재 - 질운산 - 임도 - 독가촌 - 함백종점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15.5km
산행시간: 총 7시간
지도
영월로 간다
청량리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그래도 막상 산행 당일은 깊은 잠은 쉽지 않고
따라서 눈뜨면 슬슬 산행무드로 들어간다
갈때는 예매안해도 좌석은 쉽게 얻을 수 있어 좋다
옆좌석에는 60대쯤 보이는 아주머니가 자리한다
으례 한마디 어디까지 가시나요?
민둥산역이요 - 이쪽도 조만간에 찾아 갈 것일테고
거기에 누가 있나요?
어색한 침묵, 그리고 묵답
더 이상의 질문은 예의가 아닐것 같은 느낌
오늘은 이동간에 대기시간이 지루할 것 같아
남는 시간 활용하기 위해 책 한권을 준비하였고
바로 독서 삼매경으로 들어간다
원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타고
옆좌석 아주머니가 혼자 먹기 뭐했나
가져온 김밥을 권한다
사양하는 것도 습관이라 이젠 주면 먹고보자다
물도 권하길레 그것만은 사양하고
영월지나 간이역이 몇 있어도 이젠 다 폐역이 된지 오래고
다행이도 예미역은 아직 살아 있다
예미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 20분
어차피 서둘러봐야 날머리인 함백에서 예미역 가는 버스 시간대 맞춘다해도
열차시간 맞추기 쉽지 않아
막차타고 돌아온다 생각하고 다소 여유롭게 가보자한다
들머리는 도득사 뒤쪽
농가 지나는데 남자 한분이 빼꼼이 나와 어디가냐고 묻길레
예미산 간다하니
어떻게 갈거냐고
능선이나 계곡중 편한길로 가고자 한다고 하니
한번 와봤었냐고
초행이라하니
산길은 많은데 그런식이면 알아듣기 힘들다한다
그래서 제가 알아서 갈겁니다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별 희한한 사람 다 본다
그렬려면 처음부터 자세히 알려 주던가
올라서니 앞쪽 계곡을 두고 좌측 능선으로 자연 발걸음은 가고
무덤 몇기 지나 오르다 길 없고 대신 희미한 사면길 있어 따른다
그 길은 계곡으로 떨어져
다시 헤쳐 올라 또 다른 숲길 있어 따르니 결국 끊기고
할 수 없이 길없는 사면 올라서니 마침내 계곡 상부에 닿는다
예미역 - 협소해 보여도 그것마져도 썰렁한 분위기
건너편 뒤쪽 도로엔 주차시설 자차이용하면 여기가 좋겠다
들머리 개울따라
내려다보는 도득사 - 앞쪽 지붕
예미
뒷길은 신동에서 정선가는 도로
계곡으로 떨어지는 사면 길
다른 길로 갈아타고 이 길도 결국은 끊긴다고
보이는 구릉지대엔 채소작물지대가 펼쳐지는데
무우나 배추가 제때 수확하지 못해 썩어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펑퍼짐한 곳 지나 능선 따라가면 예미산인데
그냥 임도길이 편해보여 따라가다 아니다 싶어
능선으로 붙고 올라서니 광활한 배추밭이 또 나타난다
아래쪽과는 대조적으로 튼실한 무우와 배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조망좋아 영월쪽 바라보고
예미산 향하는데 등로가 몇번 휘어지는 것이 사방으로 등로가 있는가 보다 생각하면서 걷다보니
능선 놓치고 뚜렷한 길따라 사면과 계곡을 번갈아 가다 잣나무 숲에 도착한다
여기서 안되겠다 싶어 무작정 올라쳐 주능선에서 예미산으로 향한다
채소밭에서 북쪽
갈 곳은 끝이 없고
임도구간
다시 고냉지 밭에서 서쪽
영월방향
땀 흘린 보람
도착한 예미산에서는 날씨탓에 안개속에서 주변의 산들을 가름하고
동으로 길게 이어지는 지맥길을 따른다
그런이유에선가 등로는 확실한데
폭이 좁아 나무가지가 성가시고 일기예보대로 1~2mm 정도의 물기에도
풀잎을 스쳐 지나야하는 여정엔 편치는 않다
뱃재 내리기 전에서는 급히 방향이 바뀌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도착한 삼각점봉에서 점심을 한다
가을 맛은 나는데 우중충한 날씨에 기온도 내려가
어느새 벗었던 윈드자켓을 꺼내 입는다
오늘은 늦은 귀가를 예상해 두끼 밥을 준비했다
그 반을 먹고 다시 출발이다
예미산(989.6m)
예미 2등 삼각점
서쪽
지맥길은 수라리재 지나 망경대산으로
2개의 산 한번에 가기는 그렇고 , 따로따로는 좀 싱겁고~
일루가면 뱃재
뒤돌아본 예미산
가야 할 삼각점봉
가운데 허연 부분이 독가촌인듯
△922.2
922.2봉은 이름표를 달고
우측으로는 급경사고 좌측으로는 완만한 지형을 이어가다
어느새 새비재에 닿고
건너편 능선으로 된비알 올라 붙어 산만큼이나 외로운 심정으로
도착한 질운산 정상
역시 예미산과 같은 모습의 정상표지, 그리고 삼각점(예미 3등)
주변에 보이는 곳은 없고
설사 있다손치더라도 잘 알지 못 할 곳이지만
그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면 욕심일까
축축한 주변이기에 베낭 내려놓고 잠깐 쉬기도 그렇다
내리는 길에 여차하여 시간쫒기면 북능으로 지능선 하나 잡고 단곡으로 내릴 생각이었는데
언감생심, 등로는 물론이요 잡목과 잡풀에 내렸다간 개척산행이었을 것이다
동으로 자연스레 길따라 가다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내리면 임도다
사실상 여기서 산행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임도따라 함백까지 무자게 걸어야 함이 마지막 남은 일이다
임도따라 씩씩하게 걷고 북으로 가는 것도 맞고
중간에 꺽임도 많아 그려려니 하면서 가는데
막상 앞쪽에 펼쳐지는고냉지 채소밭 - 뭔가 이상하다
만약 중간에 나침반을 봤어도 방향 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
계곡쪽이 아니었음을 상기하기엔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다
새비재에 다시 도착하는 순간 억!소리 나오고 헛웃음만~
그래서 산행하다보면 돌고 돌아 결국 원래위치로 오겠됬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던데
내가 지금 그런꼴이니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나무란다고 ㅎ
함백역까지 5km
부지런히 걸어야 1시간 조금 더 걸릴 것이고
열차시간까지는 다소 여유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독가촌으로 내리면서 마을길도 유난히 여러갈래라
큰 계곡을 두고 내리면 좀 수월할레나
화무십일홍이요 인불백일호(人不百日好)라 했던가
좋은 일만 있을수는 없지만
매번 쉽게 쉽게 다녀오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모험을 즐겨하는 까닭도 있겠거니 한다
그러면서 세상 한번 더 경험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 자신이 강해지는 것인지는 잘 모르나
헤쳐 나가고자 하는 마음만은 간직하고픈 산행의 일면이다
독가촌 고냉지 밭이 펼쳐지고
아래쪽은 함백역 방향 - 완만하니 비닐하우스도 보인다
새비재
질운산(1173.8m)
추색
하산지점의 임도 - 그런데 이 길이 내 길이 아니었다는 사실
주변 감상에 잘못가고 있는 줄 도 모르고
어찌 독가촌으로 다시 왔지 싶고
허탈한 마음안고 마을길로 내려선다
단곡1교앞 삼거리
위로는 기차길
함백종점
한시간 간격 배차인데 오후5시는 없고
오후 5시50분발 정선행 버스에 오른다 - 예미역까지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