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도
2008.4.27 일요일
오늘은 철원군에 위치한 복주산(1152m)으로 향한다.
오전9시 광덕고개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뜻밖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슬비나 가랑비 정도로 내리니 이왕 츨발한 것 우산을 쓰고 계획대로 산행한다.
광덕고개를 넘어 내리막길로 내려가 광덕산가든 왼쪽으로 임도가 시작된다.
구불 구불 그렇게 35분 후 회목현에 도착.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우산은 접어서 넣고, 대신 베낭커버를 씌우고,
불편할 것 같아 우비 착용없이 본격적으로 산행에 임한다.
회목현 4거리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간다.
신선한 공기와 더불어 나뭇잎,꽃잎,풀잎 등이 연두색으로 파릇파릇 생기가 돋고,
비와 안개속에서 시계(視界)는 별로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이상하게도 점점 더 심산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강하게 전율되어 온다.
드디어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몸은 따뜻한데 외부로 노출된 부분은 차다.
때 아닌 흩날리는 눈속으로의 산행이 시작된다.
이상 기후로 자연과 내가 동시에 놀라고,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싯구와는 관계가 없지만,
괜스레 연관시켜 볼량이면, 쏟아지는 눈보라속에서 방랑자가 된 기분이다.
40분 후 회목봉(1027m)에 도착하고, 조금 지나서 산님 2분을 만났는데,
16명이 부산에서 버스로 새벽 5시에
수피령에서 광덕산을 거쳐 광덕고개로 하산한다고 한다.
일찍 서둘렀으니 충분히 목적지까지 종주하리라 생각된다.
후미 몇 분을 계속적으로 지나치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하오현에 도착한다.
주변에 군 시설물들이 눈에 띈다.희미하나마 좌측 잠곡리를 잠시 눈여겨 본 후
등로에 박아놓은 폐타이어를 따라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그런데 이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등로 옆에 실례를 누군가 해 놓았다.
이 분은 3가지를 잘못했다. 급하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일인데,
첫째는 구덩이를 파야 했고, 둘째는 실례를 하고 나서 뒷처리를 해야 했고,
셋째는 휴지를 비닐 봉투에 담아 가지고 가야 했다.
아무도 안 본다고 이러면 우리는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쓰례기장을 오르는 것이 될 것이다.
불쾌한 마음으로 다시 진행하는데, 이번엔 o.k 마운틴의 홀대모 회원 4분을 만났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진혁진님의 홈피도 알고 대간도 종주하셨단다.
이분들은 수피령에서 새벽 6시에 시작해서 하오현까지 간다고 한다.
도중에 눈꽃을 봤다 하길래, 눈은 내렸어도 다 녹았는데...
설마했는데, 이 분들과 헤어진 후 강한 바람을 동반한 진눈깨비가 계속되는 가운데
복주산 남쪽 정상을 향해 가는데 진짜로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활짝피었다.
아니! 4월 하순에 이게 웬 뜻밖의 횡재인가?
디카에 자꾸만 손이 간다.잠시 요기한 후
남쪽 정상에 닿는데 정상표지석이 있고, 전망은 안개로 없다.
다시 15분 지나 복주산 북쪽 정상에 도착한다.
삼각점이 있고, 깨진 정상석은 누가 치웠는지 보이질 않는다.
눈은 그쳤지만 대신 안개가 심하다.
산행 중 궂은 날씨로 주변의 산
(서쪽- 상해봉, 광덕산, 북으로 -대성산,복계산, 남으로-백운산, 국망봉, 화악산)들을
끝내 조망하지 못함을 아쉬워 했지만,
뜻밖의 눈꽃을 지천으로 감상했기에 소득은 있었다고 본다.
전망은 남쪽 정상이 조금 더 나을 것 같고, 쉴수 있는 공간은 북쪽 정상이 더 넓다.
토치카와 참호를 지나 임도 따라 1070봉 삼거리에 도착,
북쪽 복계산 방향과 이별하고, 동으로 계속 임도 따라(길게 이어지는 임도지만
흙길로 연결되기에 편히 걸어 갈 수 있다) 내려가다
계류가 흐르는 곳에서 잠시 오렌지와 삶은 계란으로 요기하고
1시간 가량 천천히 내려오니 56번 국도가 나타난다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이나고, 총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걸렸다.
내려온 실내고개에서 히치하여 사창리까지 쉽게 올수 있었으며,
다시 광덕고개까지 직행버스로 이동하여 차량을 회수하여 집으로 향한다.
산행할때 초반 원기충전하여 오를때는
산의 모습과 느낌이 사뭇 궁금하여 힘겨움도 마다않고 오르며,
정상에서 터지는 조망과 기대치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지만,
하산하면서 내가 완주 했다는 긍지 보다는 삶속에서의 반성과
못다한 배려가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음은 그 누구라도 그러할까?
광덕고개
회목현
헬기장
잠곡리 방향
하오현
남쪽 복주산(1150m)
북쪽 복주산(1152m)
헬기장
날머리
실내고개